교수님, 주원님, 민기님과 함께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SOSP와 HotStorage 워크샵에 다녀왔다.
나는 HotStorage에서 “Manycore Scalable Logging for Log-Structured File Systems”라는 주제로 발표하기 위해 참석하였다.
이는 SOSP 2025 포스터 세션에서 처음으로 발표했던 내용을 발전시킨 것이다.
HotStorage는 스토리지 분야 워크샵이다.
스토리지를 다루는 학회가 많지 않기도 하고, 지금까지 진행한 연구를 발표해 전문가분들께 의견을 듣고 싶어서 제출을 결정하였다.

출국 전 한 달은 정말 바빴다. 워크샵 페이퍼 관련해서도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았고, 동시에 새로운 논문 작성에 온 힘을 쏟았다.
논문 작성을 끝내자마자 HotStorage 발표자료와 포스터를 만들었다. 끝내지 못한 일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했기에 후회는 없다.

HotStorage는 메인 학회 하루 전에 열렸다. 그래서 나와 주원님은 민기님보다 하루 먼저 프라하로 출발하였다.
프라하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발표자료와 스크립트를 수정하였다. 도착한 뒤에도 밤새 발표자료를 다듬었다.
다행히도 발표 전까지 전부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발표 당일, 준비는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쉬운 일이 하나 생겼다. 노트북을 연결해 발표자료를 띄웠는데, 발표자 보기 화면이 뜨지 않아 스크립트를 제대로 볼 수 없었다.
화면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중간에 마이크도 나갔다.
너무 긴장한 나머지 발음을 조금 얼버무렸고, 슬라이드도 매끄럽게 넘기지 못하였다. 멀티 모니터 환경에서 미리 연습해 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나의 불찰이다.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긴다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발표가 끝난 뒤 다른 학교 교수님들께서 잘 들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가볍게 하신 말씀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또한 남겨 주신 의미 있는 코멘트는 바로 메모해 두고, 이후 연구에 참고하기로 하였다.

발표가 끝난 저녁에는 HotStorage에서 준비한 만찬을 먹었다. 돌이켜보면 프라하에서 먹은 음식 중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한 식사였다.
특히 바삭한 라자냐와 잘 익힌 고기는 체코의 맛있는 맥주와 궁합이 아주 좋았다.

학회 일정 사이사이에는 프라하 시내를 돌아볼 시간이 있었다.
발트슈타인 궁전부터 프라하 대성당, 수도원까지 주요 관광지 여기저기를 방문하였다.
프라하는 건물들이 정말 예뻤다. 날씨가 좋아서 건물들을 더욱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그림 같은 풍경은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았다. 사람들이 왜 좋은 카메라를 사는지 알 것 같았다.

체코는 맥주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좋았다. 거의 모든 곳에서 맥주를 싼 값에 팔았고 (물보다 맥주가 싼 경우도 있었다…!), 카페에서도 맥주를 팔았다.
민기님이 알아본 카페에서 맥주를 한 잔 했다. 테라스에서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훌륭한 경치와 함께 맥주를 들이켰다.

워크샵 일정이 끝난 뒤, SOSP 메인 세션 첫날에는 우리 연구실 주원님의 발표와 포스터 세션이 있었다. 해당 세션에는 흥미로운 주제가 많아 보여서, 모든 발표 세션에 참석하였다.
가장 흥미롭게 들은 발표는 DNA 스토리지였다. 지금까지 스토리지라고 하면 HDD와 SSD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DNA 스토리지는 이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데이터를 DNA에 저장하고, 그 위에 파일 시스템까지 만든다는 발상 자체가 신선했다.
발표를 들으면서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한편으로는 매체가 달라져도 결국 파일을 어떻게 관리할지라는 고민은 같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이번에는 워크샵 포스터 세션과 메인 트랙 포스터 세션, 이렇게 두 번의 포스터 세션이 있었다.
지난 SOSP 2025에서 아쉬웠던 점은 내 포스터 옆에 서 있느라 다른 포스터를 보고 소통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번 포스터 세션은 다른 사람의 연구를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연구도 많았지만, 독창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포스터는 page table을 이용해 key-value store의 성능을 높이는 연구였다.

주원님까지 모든 발표를 마무리한 뒤,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먹고 시계탑과 카를교, 대성당의 야경을 보러 갔다. 낮에 보던 거리와 밤에 보는 거리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목요일에는 학회에 참석하고, 뱅큇 전에 미처 다 못 본 시내를 잠시 둘러보았다.
무엇보다 지난번에 들어가 보지 못한 프라하 대성당 내부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제일 좋았다.
종교적으로 독실한 사람이 왔다면 더 깊은 감동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뱅큇은 음식 맛과 함께, 서버들의 절도 있는 서빙이 인상 깊었다.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프라하 출장 일정을 마쳤다.
공항 가는 길에는 사복 검표원에게 검표도 받았다. 프라하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경험한 것 같다.

이번 출장은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출장이었다. 첫 해외 출장이자 첫 발표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먼 곳까지 발표를 위해 다녀왔다고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9월 한 달간 매우 바쁜 일정을 보내고, 발표 준비로 밤새 자료를 만들기도 했다.
귀국해서도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지나고 보니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었다.
워크샵 논문을 위해 시간을 내 주시고 출장을 지원해 주신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유환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