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사철 따사로운 햇살과 온난한 기후의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Carlsbad는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도시인 듯하다. 이번 USENIX Annual Technical Conference는 Carlsbad에 위치한 어느 리조트에서 개최를 하였다. 발표자 신분으로, 교수님과 준택이 형과 함께 방문하였다.

리조트는 놀기 너무 좋은 곳이었다. 이런 곳에서 발표 준비를 해야 하니 약간 씁쓸했다. 숙소에 들어가 계속 연습하다 보니 목이 좀 쉬긴 했지만, 점점 발표가 다듬어졌다.

학회 이튿날, 발표날이 오고, 살짝 긴장됐었다. 긴장도 잠시, 발표가 끝나면 이제 다 끝난다는 생각을 하니 행복해졌다. 다행히 큰 실수 없이 제시간에 발표를 끝냈다. 끝나고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한 네, 다섯 분 정도 질문하신 것 같은데, 처음 한 분 말고는 나름대로 커뮤니케이션이 된 것 같았다. 처음 한 분은 현업에 종사하시는 엔지니어신 것 같았는데, 빨리 말씀하셔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영어 공부 좀 틈틈이 해야겠다. 이외에 질이 좋은 질문을 많이 주셨는데, 질문자의 이해력에 놀라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내 발표가 어느 정도 내용 전달이 됐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발표가 끝나고 바로 포스터 세션을 진행하였다. 개인적으로 포스터 세션은 학회의 꽃이라고 생각한다. 시간 제약 없이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부스에 사람이 많이 왔다. 교수님 말씀으로는 가장 인기가 많아 보였는데, 위치선정도 한몫한 것 같다고 하셨다:> 다른 교수님한테 격려도 받고, 수많은 질의응답을 받았다. 포스터가 끝나고 교수님과 준택이 형과 잠시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학회 마지막 날을 참석하고 남는 시간에 San Diego에 있는 Sea World를 갔다. Sea World는 해양 동물원이다. Sea World는 참 미국스러운 곳이었다. 화려한 색감, 미국인 특유의 오버 텐션의 어조, 개성 넘치는 옷차림들. 솔직히 이런 미국 스타일을 많이 좋아하진 않았는데, 발표가 끝나서 그런지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다. 물개 쇼와 함께 Bay의 풍경을 보면서, 아마 지금이 이번 연도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Sea World 구경을 끝내고 준택이형이랑 립 바비큐집에 가서 야무지게 식사했다.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문득 여기서 살면 행복할 수도?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출국 전까지 LA를 돌아다녔다. 교수님이 차를 운전하신 덕분에 편하게 다닐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 운전하시느라 많이 피곤하실 것 같았는데 내색하지 않으셨다. 할리우드 거리도 가고, 산타모니카 해변도 보고, 스테이크도 썰며 마지막 날을 마무리했다.

끝으로 피드백 주시며 발표 자료를 다듬어주신 교수님과, 발표 자료를 같이 만들며 발표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 준택이 형, 그리고 초반에 같이 발표 자료를 만들었던 민수한테 감사함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