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th ACM International Systems and Storage Conference (SYSTOR`22)는 스토리지 분야의 준수한 학회이다. 나는 O-AFA : Order Preserving All-Flash-Array 논문을 발표하기 위해 이스라엘 하이파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학회에는 대부분의 논문 1저자들이 발표를 위해 참여하였고, 테크니온 교수진, IBM Research 직원들, Keynote 발표를 하는 세계적인 스토리지 권위자들이 참여하였다. 점심 시간 혹은 발표 시간 외에는 이런 다양한 연구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가장 재미있었던 시간은 역시 교수님의 BarrierFS 키노트 였다. BarrierFS 발표 시간이 1시간 정도로 길었고, 교수님이 내용을 워낙 잘 전달해서인지 심도 깊은 질문이 많이 나왔다. 대표적인 질문으로는 다음과 같은 게 있었다. “BarrierFS를 NVMe 프로토콜에도 적용가능한지, 만약 가능하다면 NVMe-oF에는 적용가능한지”, “Ordered Priority를 제대로 구현해놓은 디바이스가 있는지” 등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교수님은 Technical Challenge가 몇 있지만 NVMe에도 적용가능하고 답하셨다. 또한, 산업계에서 Ordered Priority를 제대로 사용하는 연구가 드디어 나와서 다행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답해주셨다. 사람들의 BarrierFS에 대한 관심과 놀라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교수님의 키노트 다음은 나의 연구 발표였다. 지난 1년간 해온 나의 연구를 발표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매우 뿌듯하였다. 내 연구는 BarrierFS를 Software RAID Driver에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몇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는 연구이다. 발표를 마치고, 질문을 두 개 받았다. 가장 걱정되었던 부분이었고 준비를 많이 했던 부분이었다. 그런데 예상했던 질문과는 전혀 다른 것들이 나왔다. “디스크를 수십개 써도 적용가능한지”, “로지컬 볼륨에 여러 개의 파일 시스템을 썼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은 없는지” 등이었다.  두 질문에 각각 “디스크 갯수와는 상관 없는 알고리즘들이다.”, “파일 시스템간의 Ordering Dependency는 존재하지 않는다.”로 답하였다. 지난 1년간 연구하며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라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학회 둘째날에는 성모 마리아의 고향 ציפורי (Tzippori)로 투어도 보내줬다. 원래는 시험공부를 해야해서 갈지 말지 고민이었는데, 3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어서 못 참고 갔다. 투어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가장 신기한 점은 유대인, 로마인, 기독교인 유적이 모두 동시에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왕국 시절 유적, 로마 속주 시절 유적, 십자군이 세운 교회 등을 볼 수 있었다.

이번 SYSTOR`22 출장은 얻어가는 것이 참 많은 출장이었다. 교수님께 보내주셔서 감사한다는 말씀 드리고 출장 후기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