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원유집 교수팀 “불필요한 저장 모두 생략”

국내 연구진이 스마트폰 작동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원유집한양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스마트폰이 불필요한 데이터를 기록하지 않도록 소프트웨어를 개선, 작동 속도를 현재보다 20배 빠르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은 오래 사용할수록 속도가 느려진다. 갈수록 복잡한 기능이 덧붙여지는 탓도 있지만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기록하는 플래시메모리 특성도 중요한 원인이다. 종이와 마찬가지로 플래시메모리에 새로운 내용을 기록하려면 기존에 저장해둔 내용을 지워야 한다. 지우고 쓰기를 반복하다 보면 종이가 해지는 것처럼 플래시 메모리 성능도 떨어지면서 스마트폰 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특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통화나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하지 않을 때도 운영체제와 데이터베이스 간에 각종 신호를 주고받고 이를 플래시 메모리에 기록한다. 평균적으로 스마트폰 한 대가 하루에 기록하고 지우는 데이터의 양은 노래 1000곡 분량에 이른다.
원 교수 팀은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와 데이터베이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메모리 저장을 모두 생략하는 ‘회피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사용자가 실제 사용하는 꼭 필요한 정보 이외에는 플래시 메모리에 기록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이 소프트웨어를 스마트폰에 적용하자 일반 스마트폰보다 작동 속도가 14~20배 정도 빨라졌다.
원 교수는 “회피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메모리에 저장되는 데이터가 40%가량 줄어들면서 플래시 메모리 자체의 수명도 기존보다 40% 늘어난다”며 “속도와 수명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9일 미국 샌타클래라에서 개최되는 소프트웨어 분야 최고 권위 학술대회인 ‘유제닉스 연례기술회의’에서 발표된다.
[조선일보 7월 8일] 원문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