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EE AIoT (Annual Congress on 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 출장 후기
작성자: 김지은
출장 기간: 2025/12/02 ~ 2025/12/05
출장지: 일본 오사카 난바
IEEE AIoT 학회 참석을 위해 일본 오사카 난바에 다녀왔다. 난바는 일본 오사카시의 대표적인 도심 중 하나로, 교통, 쇼핑, 음식이 모두 밀접한 지역이다 보니 외국인에게도 친절하고 어디를 가든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번에 참석한 IEEE AIoT 학회는 AI와 IoT (Intelligence of Things)를 융합한 최신 기술과 연구 동향을 다루는 국제 학회였다. 시스템 논문, 특히 스토리지 시스템 관련 연구는 거의 보이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응용 중심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럼에도 다양한 응용 사례를 보며 시스템 연구에 적용할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어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4박 5일의 출장 기간 동안 학회 발표도 성실히 듣고, 틈틈이 오사카 곳곳을 둘러보며 맛있는 음식도 즐기며 제대로 리프레시할 수 있었다. 연구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알차고 만족스러운 시간이었다.
학회 시작 하루 일찍 출장지에 도착해 발표 준비를 마무리하며 하루를 보냈다. 저녁에는 숙소 근처 이자카야에 들렀는데, 배가 고픈 상태에서 그냥 눈에 보이는 곳으로 들어갔더니 현지인들만 가득한 작은 술집이었다. 혼자 온 손님은 나뿐이었고, 대부분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온 사람들이라 처음에는 괜히 머쓱했다. 종업원들도 처음에는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금 어려워하는 눈치였지만, 모처럼 일본까지 왔으니 이것저것 주문해서 제대로 먹어보기로 했다. 술도 꽤 많이 시켜 마셨더니 종업원이 점점 밝아지며 좋아하는 게 티가 났다. 도쿠리를 한 병에 한화로 약 4,000원 정도에 파는 곳이어서 부담 없이 계속 마시게 되었다.

다음날은 학회 첫날이라 등록을 했다. 명찰에 직접 이름과 소속을 적는 방식이었는데, 생각보다 아날로그한 시스템이라 조금 신기했다 (일본이라 그런가?). 첫날 키노트는 Thomas Hou 교수님의 발표였다. 무선 네트워크 최적화에서 전통적인 모델 기반 접근과 최근의 머신러닝 기반 접근을 비교하는 내용이었고, 모델 기반 방식은 도메인 지식을 바탕으로 신뢰성이 높지만 실제 환경과는 간극이 존재하며, ML 기반 방식은 데이터 활용 측면에서 강점이 있지만 기존 방식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분야는 잘 모르지만 두 접근법의 장단점을 명확히 비교해 주어서 흐름을 따라가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이어지는 세션을 하나 더 들은 뒤, 오후 3시쯤 잠시 짬을 내 근처 오사카성에 다녀왔다. 난바역에서 지하철을 한 번 갈아타면 약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오사카성에 간 이유는 ‘오사카 런’을 하기 위해서였다. 성을 한 바퀴 도는 러닝 코스인데, 출장을 가기 전 지인에게 추천받아서 꼭 해보고 싶었다. 일본이 러닝의 성지라 이런 코스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롱 코스로 천천히 뛰었는데, 오르막이 심해서 중간에 정말 죽을 뻔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쉬지 않고 뛰었는데, 길치 기질이 발동해 길을 잘못 들어서 원래는 3km 정도인데 5km를 뛰는 바람에 숙소에 돌아왔을 때는 완전히 녹초가 돼 있었다.



그래도 미리 예약해 둔 이자카야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또 밖으로 나갔다. 첫날 갔던 가게보다는 덜했지만, 여기는 고구마 소주를 팔아서 꽤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술은 적당히 마시고 나서는 도톤보리를 구경했다. 유명한 글리코상 앞에서 사진도 찍고, 이치란 라멘에도 들렀는데… 개인적으로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정말 긴 하루였다.

둘째날 키노트 세션은 Dr. Yonggang Wen의 발표였다. 생성형 AI의 급격한 성장과 그에 따른 에너지 소비, 탄소 배출 문제를 다루는 내용이었다. LLM 학습, 추론 단계에서 발생하는 전력 사용량을 분석하고, 향후 AI 데이터센터(AIDC)의 에너지 수요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 활용 모델도 소개했다. 또 반대로 AI 기술이 산업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도 디지털 트윈 사례와 함께 설명했다. 발표의 마지막에는 AI 생태계를 Platforms, Researchers, Algorithms, Data, Applications로 묶어 ‘PRADA’라는 약자로 소개했는데, 이런 식으로 센스 있게 약자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능력이구나 싶어 재미있게 들었다.
둘째 날에는 교수님께서 오셔서 혼자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 훨씬 덜 외로웠다. 도톤보리는 워낙 사람이 많아서 대기 줄이 길 것 같아 미리 이자카야를 예약해 두었다. 둘째 날 일정에는 banquet이 있었고, 그게 끝난 뒤 예약한 이자카야로 향했다. 그곳은 야키토리를 직접 숯불에 구워주는 곳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교수님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처음으로 맛봤는데, 하나같이 다 괜찮아서 즐겁게 마실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는 교수님께서 오던 길에 눈여겨보셨다는 재즈바에 들렀다. 마침 공연이 시작되기 직전이라 타이밍 좋게 들어갈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재즈바에 몇 번 가본 적은 있지만, 이렇게 시끄럽지 않고 분위기 좋은 곳은 처음이었다. 거창한 공연장이 아니라, 사장님과 연주자들이 서로 친근해 보이는 ‘동네 재즈바’ 같은 느낌이라 더 편안하고 좋았다. 교수님이 아니었다면 이런 곳은 절대 못 와봤을 것 같은데, 덕분에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학회 마지막 날은 내가 발표하는 날이었다. 준비를 많이 해 간 덕분에, 기대한 만큼 무리 없이 발표를 마칠 수 있었다. 응용 분야 중심의 학회라 내 발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할까 걱정돼 배경 설명도 열심히 정리해 갔는데, 다행히 몇몇 사람들은 관심을 보이며 이해한 것 같아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발표가 끝나자마자 바로 귀국해야 하는 일정이라 서둘러 공항으로 향했다. 4박 5일이 짧지는 않았지만 정말 즐겁고, 돌아가는 게 아쉬울 정도로 뜻깊은 출장이었다.
